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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은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이렇게 네종류의 원소로만 이루어진 조그만 분자이지만 이 호르몬이 쥐고있는 것은 인간 행동의 비밀 그 이상입니다 세상에는 날 때부터 도파민이 남들보다 많이 분비되는 사람들이 잇는 데 이들은 이른바 도파민형 인간이라고 부릅니다 더 많은 것,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란운것에 끊임없이 매료되는 사람들입니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욕망하고 갈구하며 남보다 더 잘 중독되고 성취하는것에서 인생의 목표를 찾는 도파민형 인간, 이 책을 손에 든 당신도 어쩌면 도파민형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도파민은 1957년에 런던 근교의 런웰 병원 연구실에서 캐슬린몬터규에 의해 발견된 뇌 속화학물질입니다 도파민을 만들 수 있는 뇌세포의 수는 오로지 0.0005%, 즉 200분의 1에 불과함에도 이 화학물질은 사람의 행동을 크게 좌지우지합니다 과학자들은 도파민에 쾌락분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뇌세포가 도파민을 만드는 반응을 보상회로라 불렀습니다 사실 도파민은 쾌락과 아무 상관이없습니다 쾌락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심층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도파민의 진짜 역할입니다 도파민 활성은 코락의 지표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성 즉 가능성과 기대에 대한 반응입니다 익숙해진 것에는 흥분과 기대가 사라지고 다른 새로운 것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현상을 보상예측오류라고 부릅니다 다음순간에 어떤일이 일어날지 매순간 끊임없이 예측하는 가운데 실제로 일어난일이 내예상보다 좋았을 때 우리는 미래예측ㅇ 오류가있었다고 합니다 예상보다 일찍퇴근하거나 통장에 10만원이 더 들어있다면 이 행복한 오류는 오파민을 작동시킵니다 심지어 보상예측오류가 일어날수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도파민은 꿈틀거립니다

도파민이 주는 흥분감 즉 기대감이 주는 스릴은 영원하지않습ㄴ다 미래도 언젠가는 현재가 되기 때문에 활홀했던 미스터리는 지루한 일상이 되버리고 그 지점에서 도파민은 냉정하게 우리의 손을 놓아버립니다

존 더글라스 페티그루는 뇌가 바깥세상의 3차원지도를 그려내는 원리를 발혀냈습니다 뇌는 바깥세상을 개인공간과 외부공간이라는 두 구역으로 엄격하게 나누어 관리합니다 전자는 나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공간이고 후자는 나에게서 멀리떨어진 공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옆으로 나란히 자세로 빙 돌았을 때 그려지는 궤적안의 영역이 개인공간에 해당하고 이 안의 사물은 나의 통제아래에있습니다 지금이 순간 코앞에서 펼쳐지는 현실의 세계인것입니다 반면에 내가 자리를 옮기지 않는 한 만질수없다면 그곳은 외부공간의 영역이고 가능성과 상상의세계입니다 한공간에서 성격이 다른 한공간으로 넘어가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당연히 외부공간에서 내가 겪을 일은 미래의 사건이 됩니다 거리는 시간과 연결되어있죠 달에 로켓을 쏴올리는것처럼 엄청난 계획을 세워야하는경우도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외부공간만이 갖는 특징입니다 이곳에 있는 것을 가지려면 노력 시간 계획 등이 필요합니다

이같은 공간 구분의 배경에는 뇌 신경화학의 특별한 능력이 숨어있습니다 사유의 대상이 개인공간일때와 외부공간일 때 뇌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뇌가 개인공간과 외부공간을 구분하는 능력은 다른 능력들과 애초에 동원되는 경로와 화학물질부터가 다를정도로 근원적입니다 우리의 시선이 아래를 향할 때 뇌는 개인공간을 인식하고 그 순간 뇌는 현재를 관장하는 화학물질들로 뒤덮입니다 반면 뇌가 외부공간의 일을 대처해야 할때는 다른 화학물질들이 모두 숨을 죽인채 오직 1가지 화학물질만이 전권을 쥡니다 바로 도파민이죠

테스토스테론과 도파민의 관계는 특별합니다 테스토스테론은 현재지향적 화학물질 치고는 특이하게도 도파민이 활동할 때 뒤로 숨지않습니다 오히려 협력관계에 더 가깝습니다 테스토스테론과 도파미느이 회로는 서로 되먹임작용으로 순환하도록 연결되어있고 이 순환고리는 로맨스의 감정을 무한히 부추기는 영구기관처럼 작용합니다

욕망은 오랜 진화의 역사를 가진 복측피개영역이라는 뇌 심층부에서 생겨납니다 복측피개영역에는 도파민이 유독많습니다 뇌 안의 주요 도파민 생산지인 2곳 중 하나가 여기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뇌세포와 비슷하게 이곳의 뇌세포 역시 엄청나게 긴 꼬리를 갖고잇습니다 꼬리는 뇌 안 여기저기를 거쳐 측좌핵이라는곳에 도착합니다 이 긴 꼬리의 뇌세포들이 활성화되면 꼬리 끝에 달린 주머니를 열어 도파민을 측좌핵에 분비하는 것이 의욕의 기전입니다 이 회로에는 중변연계 경로나는 도파민 욕망회로가있습니다 이 회로는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행동을 부치도록 진화했습니다 도파민은 오로지 미래만 생각하며 뭐든지 더 많이 쟁이는 데에만 집중합니다

기대했던 보상이 실체화되지 못하면 도파민 회로는 한 순간에 꺼져버립니다 휴지기의 도파민은 심심풀이 삼아 1초에 3~5회 정도 발화해 기척만 낸다고 합니다 반면 활동기의 도파민 회로는 부지런히 1초에 20~30회쯤 발화합니다 그러나 당연하게 기대했던 보상을 얻지 못했을 때 도파민 회로의 발화횟수는 0회로 뚝 떨어집니다 도파민 회로가 정지했을 때 원망과 박탈감이 밀려오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베리지 박사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도파민의 욕망회로는 강력하고 대단히 영향력있는 반면 애호회로는 작고 미약하고 깨우기가 더 어렵다고 하빈다 두 회로가 이처럼 다른 이유는 인생에서 즐거움은 욕망과 달리 훨씬 드물고 짧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애호는 도파민이 아닌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을 사용해서 완전히 다른 회로를 통해 메시지를 발송합니다 특히 애호의 감정이 동원하는 화학물질은 동반자적 사랑의 장기적 만족감을 불러일으키는것들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바로 엔도르핀과 엔도카나비노이드 계열 분자들입니다 한편 헤로인과 옥시코돈은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에 속합니다 그런데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은 욕망회로와 애호회로를 둘 다 건드립니다 그래서 그 어떤 마약보다도 중독성이 강합니다 마리화나도 비슷해서 두 회로 모두와 상호작용해 도파민 시스테모가 엔토카나비노이드 세시템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이와같은 이중작용은 복잡한 결과를 낳습니다 우선 도파민 분비가 증가하면 사소한 것들에 열광하고 집착하게 됩니다 마리화나 흡연자가 자신만의 상상속 세상에 푹 빠져서 횡설수설하는것도 머릿속에서 도파민이 용솟움 친다는 증거입니다

도파민 통제회로가 맥을 못 추는 사이에 욕망회로가 날뛰는 경우에는 이런저런 충동이 불쑥 튀어나오는 탓에 고난이도 과제에 집중하지못합니다 바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죠 ADHD환자의 대부분은 어린아이입니다 도파민 통제회로의 본거지인 전두엽이 뇌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마지막에 발달하는 부위이기 때문입니다 전두엽은 성인기에 접어들어야만 비로소 다른 뇌 영역들과 완전히 연결됩니다 전두엽에 자리한 도파민 통제회로의 주된 역할은 욕망회로를 견제하는것입니다 그러므로 ADHD환자는 견제가 미약해 충동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도파민 통제회로가 제 기능을 못할 때 사람들은 초래할 결과와 상관없이 지금 하고싶은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ADHD를 앓는 아이들은 눈에 띄는대로 장난감을 집어들고 새치기를 하고 성인 환자들은 중독에 잘 빠지거나 사람들 얘기에 아무 때나 끼어듭니다 ADHD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제는 리탈린과 암페타민인데 둘 다 뇌의 도파민 활성을 높이는 각성제입니다 이 치료제들을 치료용으로 복용할때는 내성이 쉽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살을 빼기위해서나 약발로 일에 집중하기위해 남용할때와는 다르지만 원래 모든 각성제에는 어느정도 중독성이있습니다 미국 FDA가 리타릴과 암페타민을 모르핀이나 옥시코돈과 똑같이 오피오이드 류 마약으로 엄중하게 분류한 것이 그 때문이죠 ADHD환자들은 다른 이들보다 쉽게 중독에 빠집니다 특히 전두엽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청소년기에는 위험성이 배로 증가합니다 청소년기에 약물치료를 일찍 ,그것도 높은 용량으로 시작할수록 남용문제를 피해갈 가능성이 높은데 도파민 통제회로에 힘이 생기면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치료를 미루면 도파민 통제회로는 쇠약한 상태로 방치되어 미래의 중독자 명단1순위에 이름을 올려놓습니다 그런데 ADHD환자와 가족들이 걱정해야 할 것은 약물중독만이 아닙니다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충동을 참지못하기에 아동들은 환경에서 자원을 추출하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당연히 학업성적은 바닥을 기고 문제는 성적표는 예고편에 불과하다는것입니다 ADHD를 앓는 소아청소년에게 친구를 사귀는 것은 꿈에나 가능할입니다 말을 싹뚝 잘라먹고 물건을 막 빼앗으면서 새치기를 하는 아이와 누가 놀려고 하겠습니까 ADHD아동은 알림장을 열댓번은 반복해서 읽어줘야만 숙제의 내용을 겨우 이해합니다 그러나 알림장을 열댓번 읽고있기에는 아이의 레어더에 잡히는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30분이면 끝낼 숙제를 몇 시간동안 붙들고있으니 치료하지않고 방치된 환우들은 잘하는 것 하나없는 외톨이가됩니다 건강한 오락활동의 기회조차 얻지못한 이 아이들이 건강하지 않은 취미를 위안 삼으려는 것은 당연하기에 더 쉽게 약물중독에 빠집니다 과잉성욕과 과식 역시 소아 ADHD의 중요한 부작용입니다

탁월한 감정 조절 능력을 타고나는 사람이있습니다 도파민은 자기에게 딱 맞는 수용ㅊ 분자에 결합해야만 효과를 발휘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남다른 수용체 ㅅ분자를 갖고 태어납니다 도파민 수용체의 밀도와 사회성 간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있는데 조밀할수록 감정 분리도가 높습니다 유사한 연구에의하면 감정분리점수가 가장 높은 부류의 사람들은 스스로도 자신이 ‘냉정하고 비사교적이며 남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않음’을 자각하고 감정부니점수 최하이권에 속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오지랖이 넓고 이용당하기 쉬운 유형이라 묘사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양극단의 중간 어디쯤의 성격을 가지고있는 사람이 절대다수입니다 현재지향적 회로가 커져 뇌가 개인공간으로 인식하는 사정거리 안에서 현재 벌어지는 사건의 당사자일 때 그는 세상 따뜻한 사람이 되는 반면 에 뇌가 외부공간으로 선을 그은 곳에서 막연한 미래를 추상할때는 감정 없는 이성격 인격이 드러나죠

도파민은 욕망과 끈기 모두의 원천입니다 도파민이 욕망회로를 타고 흐를 때 우리 안에 불붙는 열정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이정표가됩니다 또한 도파민이 통제회로를 타고 흐를 때 자라나는 의지력은 그 목적지로 우리를 데려다줍니다 그런데 욕마으이 화살이 케이크조각이나 헤로인주사한방처럼 장기적으로는 해가 될 대상에 꽂힐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의지려깅 열정에게서 등을 돌려 두 회로가 협력관계에서 숙적사이로 돌변합니다 의지력은 도파민 통제회로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아닙니다.도파민 시스템은 미래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사명을 띠고 진화했기에 선발주자인 욕망과 열정은 구르기 시작한 공이 멈추지 않게 하는데 주력합니다 한편 후발주자의 주특기는 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수학과 논리에 기반해 추상적으로 사고하는것입니다 이런 능력은 인간으로 하여금 공을 더 잘 굴리게 해줍니다 특히 먼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은 끈기의 원동력입니다

특정현상이 돌출되어보이는 것이 비단 정신질환자만의 경험은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도 검은 고양이나 숫자13처럼 중요하지 않은것에 집착하는 경우도있습니다 돌출대상과 돌출정도는 개인차가 꽤 크지만 누구에게나 감당할 수 있는 하한선은 있습니다 우리는 내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추려 돌출성이 낮다고 분류해야합니다 그러지 않고 온갖 사소한 부분까지 일일이 신경써가면 신경써가며 살면 숨 쉬기도 힘들것입니다 조현병 환자는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으로 도파민의 활성을 막습니다 뇌세포에는 신경전달물질의 종류별로 여러 가지 수용체가 존재합니다 각수용체는 뇌세포에 저마다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어떤 수용체는 뇌세포를 자극하는 반면 어떤 수용체는 뇌세포를 달래 진정시킵니다 뇌세포의 변화라함은 뇌가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말합니다 컴퓨터칩의 트랜지스터가 커졌다 꺼졌다 하는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만약 치료제 같은 무언가가 수용체를 막고있으면 신경전달물질은 수용체에 접근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신경전달물질이 운반해온 신호가 뇌세포에 전달될 수 없습니다 열쇠구멍이 돌돌 뭉쳐진 종잇조각으로 막혀있어서 열쇠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도파민 수용체를 막는다고 조현병의 모든 증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환각과 망상은 확실히 없어집니다 다만 이 약이 뇌의 모든 도파민 수용체를 막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전두엽의 도파민의 통제회로까지 막히면 집중을 전보다도 더 못하거나 추상적 사고력이 떨어지는 등 일부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 욕망회로의 과잉활성은 억제하면서 통제회를 지나치게 억누르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도파민 수용체의 60~80%를 차단할 때 약의 용량이 가장 적절하다고봅니다 또한 주변에서 중요한 정보가 포착되어 도파민 수치가 급상승할 경우 치료약 분자가 잠시 물러나줄수도있어야합니다 도파민이 정보 전달 임무를 완수할수있도록 말입니다 기존의 정신병치료제들은 이런 치고 빠지기를 잘못하기에 수용체에 딱 들러붙어 떨어지지않아 중요한 일이 일어나 도파민 수치가 치솟으면 도파민은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함께 들고온 메시지는 그대로 묻혀버립니다

조현병 환자의 뇌 회로가 합선되면 지금까지는 익숙해서 별 것 아니라고 무시해오던 일이 갑자기 몹시 신경 쓰이기시작합니다 (잠재화 억제 부족). 여기서의 잠재는 중요하지 않기에 일부러 뒤로 제쳐놨다는 의미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것을 무시하고 넘어갈줄 아는것도 사실은 능력입니다 집중력을 낭비하지 않게 하는 장치인 셈이죠 누구나 갑자기 새로운 환경에 놓이면 마땅한 잠재화 억제 대상과 보다 중요한 것이 잘 구분되지 ㅇ낳습니다 도파민 회로가 걸러 억제할 건더리가 별로없습니다 적응을 하고 익숙한 곳이되면 잠재화 억제 기능이 재가동해 이곳에서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판별력이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도파민 욕망회로가 활발해질대는 도파민 통제회로가 주도하는 논리적 대화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집니다 유추는 그야말로 도파민의 , 도파민에 의한, 도파민을 위한 기능이라 할만합니ᅟᅡᆮ 오감으로 느끼기에는 서로 완전히 다르지만 논리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똑같은 2가지를 짝짓는것이기 때문입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2가지를 연결하는 유추력은 창의력의 핵심요소중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유추력은 전기자극으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실험에서 진짜 전기자극을 받은 피 시험자들은 가짜 자극을 받은 대조군과 비교해 유추력이 훨씬 높게 측정되었습니다

음악적 재능과 수학적 재능은 한 세트인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도파민과 쿵짝이 잘 맞기 때문이죠 도파민 수치가 높으면 공감력 같은 현재지향적 기능이 억제됩니다